수소환원제철·친환경 2차전지 소재…포스코 '그린 철강' 주도

입력 2021-10-11 16:16
수정 2021-10-11 16:17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기술의 개방형 개발 플랫폼을 제시해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습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수소환원제철(HyIS) 국제포럼에서 “전문가들의 경쟁과 협력이 어우러져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면 철강의 탄소중립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철기업’ 포스코는 친환경 2차전지 소재와 수소를 앞세워 사업구조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전용 강재와 모터코어 등 핵심 부품, 2차전지 원료 및 소재, 수소 등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의 삼성전자, 자동차의 현대자동차처럼 소재를 언급하면 곧바로 포스코가 떠오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이 제시한 목표다.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 포스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 및 음극재와 이들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해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양극재 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사업과 함께 리튬 니켈 흑연 등 2차전지 원료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광양경제자유구역 율촌산업단지에 연간 4만3000t 규모의 리튬 공장을 짓고 있다. 올 상반기 착공했으며 2023년 준공이 목표다.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을 적용해 호주에서 생산한 리튬 광석에서 리튬을 추출하게 된다. 리튬 4만3000t은 전기차 100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또 리튬이 매장된 아르헨티나 염호를 활용해 연산 2만5000t 규모의 공장을 현지에서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광석과 염수 리튬 추출 사업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 2030년까지 연 22만t의 리튬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 니켈 생산도 추진한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온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에 나설 계획이다.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및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해 자원 순환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엔 현대미포조선, 한국조선해양 등과 함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CCUS) 시장 선점을 위한 협업이다. 포스코는 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의 핵심인 저장탱크용 강재 및 이용기술을 개발하고,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조선해양은 운반선 설계와 건조에 필요한 용접 기술 등을 개발하게 된다. 포스코는 저온고압을 견디는 강재와 이용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본격 개발6~8일 열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에선 포스코의 또 다른 비전이 구체화됐다. 이 포럼은 철강 분야 ‘2050 탄소중립’의 필수 조건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들이 대거 참여한 첫 글로벌 행사였다. 세계 주요 철강사, 원료공급사, 엔지니어링사, 수소공급사 등 업계와 에너지 분야 국제기구, 각국 철강협회 등 29곳에서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전혀 없어 ‘꿈의 제철 기술’로 불린다. 하지만 기술 개발은 원료인 수소의 생산부터 제철 기술까지 모두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포럼에서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선보였다. 이 공법은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 유동로 기술을 기반으로 가루 형태의 분광과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내놓고, 후속 기술을 세계 철강사들이 분담해 성과를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포스코는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아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