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체육복에 대해 원조를 주장하고 나서자 개그맨 박준형이 일침을 날렸다.
박준형은 지난 7일 인스타그램에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의 '동네놀이전파단' 코너 사진과 함께 "이제 중국이 난리네. '오징어게임'이 2019년 자기들 영화 베꼈다며"라며 "형이 얼마나 더 설명해줘야 해? 누울 자릴 보고 다릴 뻗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2013년이라고. 코미디빅리그. 동네놀이전파단"이라며 "그럼 니네가 내 개그를 따라한 것. 원조가 누군지 기록이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화이팅. 이런 걸로 신경쓰지 마세요 감독님"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자 "드라마속 트레이닝복은 2019년 중국 배우 우징이 착용한 의상"이라며 자신들이 원조라고 7일 주장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다운로드와 관련 상품 판매를 비판한 것을 반박하려고 나온 억지 주장이다.
서 교수는 지난 6일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너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중국에선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쇼핑앱에서는 드라마에서 입고 나와 유명해진 초록색 체육복에 '중국'이라는 한자가 삽입된 것을 이정재씨의 사진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 연구원은 "서경덕 교수의 발언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하고, 이는 양국 커뮤니케이션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그의 발언은 양국 국민 사이에서 상처를 불러일으키고, 깊은 소통을 하는 데 있어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유사성은 분명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 드라마에 등장한 경비원 복장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마더십은 중국 공장에서 22달러(약 2만6000원) 미만의 저렴한 경비원 복장들 생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의상은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 매체는 불법 다운로드 지적에는 억지 반박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의 불법 유통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오징어 게임의 경우 중국 60여 개 사이트에서 불법 유통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