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심정지로 쓰러진 70대 노인이 정수기 설치 기사로 근무하는 30대 남성으로부터 응급조치를 받아 극적으로 생명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정지로 쓰러졌던 A(70·남) 씨의 아들이라고 밝힌 이 모 씨는 8일 한경닷컴에 "아버지가 쓰러졌을 당시 앞을 지나가던 설치 기사가 이를 발견한 뒤 바로 뛰어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이 씨에 따르면 지난 9월 16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 건물의 관리인으로 일하던 A 씨는 건물 외부에서 작업하던 도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다. 근처를 지나가던 한 모녀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앞 건물에 업무차 방문한 설치 기사가 쓰러진 A 씨를 발견한 뒤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입원 후 뇌 손상 방지를 위한 저체온 치료 등을 진행한 뒤 건강히 퇴원했다고 한다.
이 씨는 "기사님께서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해주셔서 천만다행으로 아버지께서 깨어나실 수 있었다"며 "심정지 환자의 평균 생존율이 8.6%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큰 후유증도 없이 회복하실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전자에서 정수기 및 빌트인 설치 기사로 일하고 있는 조해동(31·남) 씨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뛰어가 똑바로 눕힌 뒤에 의식 확인을 먼저 했다"며 "7~10분 흉부 압박을 하다가 구급대원분들이 오셔서 병원으로 모셔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지인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하니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나중에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얘기한다' 등 얘기를 들어서 사실 좀 무서웠다"면서도 "아드님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