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무상증자·중간배당에 주가 강세

입력 2021-10-08 15:37
수정 2021-10-09 01:06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한 SK케미칼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헤지펀드가 최근 SK케미칼에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SK케미칼은 3.09% 오른 30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2%대 급등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은 전날 발표한 주주환원책 때문이다. SK케미칼은 7일 장 마감 후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며 앞으로 배당성향 30% 수준에서 배당 총액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무상증자는 기업 내 잉여금을 이용해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이다. 주식 수가 늘어나 한 주당 주가는 떨어지지만, 무상증자를 할 수 있을 만큼 잉여금이 많다는 뜻이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증권가에선 SK케미칼이 주주환원책을 낸 배경으로 최근 헤지펀드의 공격을 꼽는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지난달 8일 SK케미칼에 주주서한을 보내고 SK케미칼이 들고 있는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68.43%) 일부를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SK케미칼의 주가는 해당 지분 가치를 17%밖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매각한 뒤 주주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하는 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낫다는 주장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의 SK바이오팜 매각 이후 SK바이오팜 주가 하락을 보더라도 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매각은 그룹사 차원에서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 및 특별 배당 요구에 대한 SK케미칼의 응답으로 무상증자와 중기배당정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 발표로 SK케미칼의 투자 매력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업종 배당성향이 평균 1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표된 30%의 배당성향은 높은 수준으로 투자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유틸리티 공급 사업 등 비핵심사업부 분할 등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사업 재정비를 통한 이익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