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격한 반발에 시달리다 사업을 접어야 했던 ‘비운의 스타트업’ 타다가 핀테크업체 토스에 전격 인수됐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에서만 확장해 온 토스는 처음으로 이종(異種) 산업인 모빌리티(이동수단)에 진출하게 됐다.
토스 운영업체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 운영업체 VCNC 지분 60%를 확보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8일 발표했다. VCNC는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VCNC가 발행한 신주를 비바리퍼블리카가 사들이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토스는 “이달 주식매매계약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 새단장한 타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스 창업자 이승건 대표는 “국내 택시시장 연간 매출 12조원 중 절반 정도가 호출 앱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토스의 결제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모빌리티와 핀테크의 결합은 세계적 추세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이 이런 전략으로 동남아시아 1위 모빌리티 사업자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피를 섞은 관계’가 된 토스, 타다, 쏘카는 각자 브랜드를 유지하며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토스는 2000만 명, 쏘카와 타다는 900만 명 안팎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타다는 2018년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차량호출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며 가입자를 한때 170만 명까지 늘렸다. 하지만 택시단체와 갈등이 깊어지고 국회가 ‘타다 금지법(여객운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를 내놓고 재기를 노려왔다. 타다의 확장이 좌초된 이후 국내 차량호출 시장에서는 카카오T가 압도적 1위를 굳힌 상태다. 핀테크 시장에서 격돌했던 카카오와 토스는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맞붙게 됐다.
임현우/구민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