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라타제작소는…'전자산업의 쌀' MLCC, 세계 점유율 34%로 1위

입력 2021-10-07 17:31
수정 2021-10-08 00:30
무라타제작소는 세계 최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제조사다. 올 1분기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34%로 24%의 삼성전기와 14%의 다이요유덴, 11%의 TDK를 여유 있게 앞섰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는 부품이다. 휴대폰, PC,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MLCC가 사용된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쓰는 스마트폰엔 1000개, 신형 전기차엔 1만3000개 정도의 MLCC가 들어간다. 5G 등 고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소형, 고용량 제품은 무라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품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0.3㎜) 수준이고 가로가 0.4㎜, 세로가 0.2㎜에 불과해 흔히 쌀알에 비유된다.

무라타는 대표적인 ‘코로나19 반사이익 기업’이기도 하다. ‘집콕 소비’로 전자제품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MLCC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일본과 중국, 필리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나카지마 노리오 무라타제작소 사장은 “연 10%씩 MLCC 공급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조5340억엔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6302억엔으로 늘었다. 올해는 1조7300억엔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매년 20% 증가하고 있다. 2019년 2532억엔, 지난해 3132억엔에서 올해는 3650억엔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21.1%로 동종업계 1위로 예상된다. 일본 부품회사로는 드물게 자본의 효율성도 중시한다. 영업 활동에 투자한 자본으로 이익을 얼마나 거뒀는지 보여주는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ROIC는 18.5%로 역시 업계 1위였다. 무라타는 2~3년 내에 ROIC를 2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라타는 생산설비의 65%를 일본 내에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25~31일 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최대 MLCC 생산시설인 후쿠이현 에치젠시 공장이 멈추기도 했다. 나카지마 사장은 “재고를 적극 방출해 고객기업에 조업 중단과 같은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교토=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