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1조3216억원을 들여 인천과 울산에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는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단일 수소투자로는 최대 규모로 글로벌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들 공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연 1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모비스는 7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에서 수소연료전지스택 공장(조감도) 기공식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울산공장 기공식은 추후 열릴 예정이다. 인천, 울산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돼 2023년 하반기부터 각각 3세대 수소연료전지스택과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양산한다. 먼저 인천공장에서 수소와 공기의 전기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연료전지스택을 제조한다. 이는 수소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울산공장은 이를 받아 연료전지시스템으로 최종 제품화해 완성차에 공급한다.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는 연 10만 기에 달한다. 2018년 완공돼 2세대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충주공장까지 포함하면 연 12만3000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양산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 청라는 수소클러스터가 있어 관련 기업 간 협업이 쉽고, 울산은 완성차 공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연료전지시스템 종류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지금은 수소전기차 넥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등 차량용 위주로 연료전지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는 건설기계, 물류 장비, 특장차, 드론 등 비차량 부문으로 쓰임새를 확대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수소 지게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파워팩을 개발했다.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량해 연료전지스택, 수소탱크, 내각장치 등을 일체화했다. 수소 굴삭기용 파워팩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는 2030년 550만~650만 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글로벌 연료전지 산업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수소산업 발전과 생태계 확장을 위해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