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 정보기술(IT)시장의 가장 큰 흐름 중 하나는 클라우드(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본격적인 확산이다. IT전문 조사기관인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5% 성장률을 기록, 2025년에는 2조2189억원의 매출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앞으로 클라우드가 전체 IT 인프라 시장의 절반을 넘는 규모라고 하니 가히 대세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컴퓨터 하드웨어의 부족과 원활치 못한 물류공급 등 디지털 인프라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한편,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장은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모든 IT 인프라를 소유 및 관리해야 한다는 기업의 전통적인 접근은 이제 인터넷상에 운영하는 ‘클라우드’ 속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통해 IT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대부분은 이제 이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운영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화상회의 플랫폼 업체인 ‘줌(Zoom)’이다. 줌의 이용자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직후 하루평균 이용자가 기존의 1000만 명에서 3억 명으로 급증했다. 이젠 하루 3억 명을 웃도는 단기간 데이터 폭증의 변화에 회사는 클라우드를 통해 문제없이 대처, 관리하고 있다. 자체 IT 자원만으로 관리방법을 찾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필자가 만나는 기업의 경영자들도 클라우드의 필요성과 채택에 대해선 한결같이 이견이 없다. “개념은 좋은데 우리 비즈니스 환경과 실정에는 아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불과 5, 6년 전과 비교하면 실로 큰 변화다.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목표하는 것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줌의 사례에서와같이 환경변화에 대해 안정적이며 유연하게 대응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이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IT시장은 과거 한두 개 기업에서 독점적으로 제공했던 ‘1세대 클라우드’에서 벗어나 여러 공급자가 기업의 각 주요 업무에 특화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기업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멀티 클라우드’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 서비스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뜻하는 혁신을 위해 기술 제공기업들의 혁신을 이식해오는 셈이다.
IT시장에서 멀티 클라우드 방식의 확산은 기업들의 혁신을 위한 최적의 가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는 필자에게 우리 건강에 대한 다음과 같은 조언을 떠올리게 한다. “편식보다 잡식을 즐겨라. 어떤 특정 음식이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무엇보다도 골고루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