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스토리지 플랫폼은 최초입니다. 한국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기업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리체계를 신속하고 유연한 시스템으로 바꾸겠습니다.”
스토리지는 데이터를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인프라의 필수 구성품이다. 퓨어스토리지가 지난 6일 발표한 ‘퓨어퓨전’ 솔루션은 스토리지 활용의 지평을 한 차원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찰리 잔칼로 퓨어스토리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규 솔루션은 기업의 스토리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준다”며 “대량 데이터 관리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퓨어스토리지는 연매출 16억8000만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스토리지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퓨어퓨전은 통합 스토리지 관리 플랫폼이다. 기업이 자체 전산망(온프레미스)에 보유한 스토리지를 클라우드 저장 공간과 연동하고, 일거에 시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퍼블릭(개방형)·프라이빗(폐쇄형) 등 클라우드 종류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는 “기업으로선 데이터 저장 인프라를 위해 재투자해야 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기업은 신규 솔루션의 주요 타깃 중 하나다. 대량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이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잔칼로 CEO는 “스토리지는 최종 사용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결정된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와 퓨어스토리지, AI 서비스 기업이 연합해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더 독특한 전략을 구사한다. 토종 AI 스타트업과의 빠른 ‘합종연횡’이다. 퓨어스토리지는 지난달 일정관리 AI 스타트업 레블업을 본사 ‘기술 연합 파트너사(TAP)’에 포함시켰다. TAP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업체 44곳이 있다. 스타트업이 이름을 올린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이 최초다.
퓨어스토리지가 협력을 검토 중인 한국 AI 스타트업은 70곳에 달한다. 잔칼로 CEO는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은 다른 국가와 달리 선도적 서비스를 내놓는 AI 스타트업이 많다”며 “이미지 분석, 신약 개발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파트너사를 추가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