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방역지침 개선을 요구하며 “방역지침 비협조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오는 15일 방역당국의 발표에 자영업종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없다면, QR 보이콧과 방역 비협조에 나설 것”이라며 “20일에는 전국 총궐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7월 ‘짧고 굵은 고강도 거리두기’를 선언한 방역당국이 3개월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재연장하며 협조와 희생이란 거짓말로 자영업자만 규제하고 있다”며 “그간의 무책임했던 모습에 반성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자영업자들이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는데, 정부는 계속해서 자영업자를 고려하지 않는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원 및 시간제한 등을 거부하는 행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조건 없는 시간규제 철폐 △조건 없는 인원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보상 등을 요구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 역시 쌓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영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고려 이유로는 매출 감소가 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공신 전국호프연합회 사무국장은 “백신 인센티브가 시행되고 위드 코로나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이전과 똑같이 힘들고 장사가 안된다”며 “특히 맥줏집 같은 야간업종은 오후 10시 영업제한이 지속되는 한 상황이 나아질 거라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비대위는 7일 새벽 정부서울청사 옆 세종로공원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 및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경찰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새벽 기습 설치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비대위는 국회 인근 합동분향소 설치를 두고 경찰과 8시간 동안 대치했다.
비대위는 7월 차량 시위를 시작으로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하는 단체행동을 산발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당시 경찰은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비대위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