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집값 올라도 쪽박 차는 부동산

입력 2021-10-08 06:00

▶전형진 기자
인사할 시간도 없습니다
낡은 집을 새로 짓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재개발은 낡은 빌라나 단독주택을
새 아파트로 만들죠
재건축은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만듭니다


또 한 가지 방식은
지하철 광고에서 자주 봅니다
휘황찬란한 조감도
말도 안 되는 가격
그리고 이렇게 써있죠


너만 오면 출발!
○○지역주택조합


형진이가 어느 날 마음에 드는 동네를 발견했습니다
저 땅이 아파트가 될 땅이냐
집을 짓기로 합니다
그런데 형진이 땅이 아니죠
그리고 형진이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죠


너만 오면 출발!
○○지역주택조합


그러니까 재개발이나 재건축이라면
나에게 집이 있으니까 그 집을 새집으로 만들죠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내 집도 아니고
내 땅도 아닌데
돈도 없는 거죠


그래서 형진이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 사람들의 돈을 걷어서
땅을 사서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는 겁니다
봉이 김선달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덜 모여서
돈이 덜 걷혀서
땅을 다 못 사면
아파트 못 짓습니다


어쨌든
지역주택조합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50% 동의를 얻어서
조합원을 더 모아서 80%의 토지를 확보하면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95%의 땅을 확보하면
나머지 5%는 강제로 매도청구를 해서
100%로 만든 다음 아파트를 짓는 거죠


그런데 처음에 50%의 동의를 못 얻으면?
망합니다
조합원을 다 모았는데 80%가 안 되면?
망합니다


94%의 땅을 확보했는데 1%가 땅을 안 팔면?
망합니다


망할 것 같으면
조합 탈퇴하면 되겠죠
안 됩니다
너, 나, 우리는 운명의 공동체
3000만원만 내고 가입했다가 못 나가니까
분담금 1억원 또 내야 하고
1억원 또 내야 하고
1억원 또 내야 하고..


그런데 법이 바뀌어서
작년 12월 11일 이후 가입한 사람들은
탈퇴할 수 있습니다
데드라인은 한 달


이때 못 나가면
1억원 또 내고
1억원 또 내고
1억원 또 내고..


참고로 서울에서 최근 5년 동안
조합을 설립한 지역주택은 19곳
이 가운데 실제로 착공한 지역주택은 2곳뿐

당신에게 원수가 있다면
지역주택조합을 소개해주세요
그럼 이만 총총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편집 김윤화 PD 디자인 이지영 디자이너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