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두 후보가 지난 5일 TV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미신 신봉’ 의혹을 놓고 충돌한 데 이어 토론회 직후 몸싸움을 벌였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윤석열 캠프는 7일 “유 전 의원 측에서 ‘윤 전 총장이 토론회 직후 유 전 의원의 가슴팍을 밀었고 다시 유 전 의원의 대기실까지 찾아가 항의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가짜 뉴스 살포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에 유승민 캠프 측은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면전에 대고 손가락을 흔들며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동영상을 보라’고 항의했다”며 “사과하라”고 쏘아붙였다.
두 캠프의 감정 싸움은 5일 TV토론회가 발단이 됐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천공스승’(정법 강의자)을 아느냐” “부인과 장모가 역술인, 무속인들을 자주 만나느냐”고 질문했다. 윤 전 총장이 이전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오는 등 미신을 신봉한다는 의혹을 부각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승을 알지만 멘토는 아니다”고 하는 등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토론회 직후 후보끼리 인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질문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의원에게 (TV토론회 직후) ‘정법’ 유튜브를 보라고 한 건 (정법이) 미신이나 점 보는 사람은 아니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물리적 충돌이 없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옆에 후보들도 있는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6일 SNS에 “윤 전 총장 측이 상기시켜줘서 정법 동영상을 봤지만 감흥이 조금도 없었다”며 “이런 것을 볼 시간에 정책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 측은 이날 윤석열 캠프 인사를 비판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석열 캠프의 김성훈 안보 특보가 과거 천안함 최원일 함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막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윤석열 캠프는 김 특보를 즉각 해촉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