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유행의 파고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돌파감염(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은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4차 유행이 지금보다 악화될 경우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전파율, 치명률, 백신 접종률 등을 적용한 수리모델 분석에 따른 결과다. 만약 4차 유행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엔 하루 확진자가 이달 말 3500~4300명, 다음달 말 3300~49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9월 넷째 주(19~25일) 발생한 확진자 1만3280명 가운데 돌파감염자가 차지한 비중은 20.8%(2768명)였다. 9월 첫째 주(8월 29일~9월 4일)에는 8.6%였다. 백신을 한 번만 맞았거나 2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2주간 항체형성 기간을 거치지 않은 ‘불완전접종(36.7%)’까지 포함하면 이 비중은 57.5%로 늘어난다. 최근 확진자 10명 중 6명은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계속되더라도 ‘위드(with) 코로나’를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달 1300만 명 정도가 2차 접종을 할 예정”이라며 “10월 말까지 60세 이상 고령층의 90%, 18세 이상 성인의 80% 접종 완료를 통해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18세 이상 성인의 접종 완료율은 63.4%다. 백신 효과로 인해 위중증 환자 규모가 300명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점도 방역체계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 땐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지금보다) 단순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2만 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약 4만 명 물량에 대한 예산을 확보했고 2만 명분은 선구매 계약을 한 상태”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한 회사뿐 아니라 국내 개발 업체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머크·화이자, 스위스 로슈 등이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위드 코로나 전환의 핵심으로 꼽힌다. 확진자를 별도 시설에 격리하지 않고 재택 치료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