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괴물로 변해"…무대서 오열한 옥주현의 속사정

입력 2021-10-06 14:57
수정 2021-10-06 16:42

그룹 핑클 출신 뮤지컬배우 옥주현이 목 이상 증세로 미흡한 무대를 선보였다고 사과한 후 4개월 만에 심경을 전했다.

옥주현은 지난 5일 자신의 팬카페에 "'위키드' 부산 공연 종료 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공중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사고의 패닉상태로 시작된 급성역류성 식도염증상은 2막 초반부터 이물감으로 느껴지자 큰 호흡을 마신 후 내뱉은 대사에서 목구멍 숨통을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목소리는 괴물소리로 변신했고 급성으로 부은 성대 위쪽 지붕조직은 성대 접지를 완벽하게 방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라는 사람이 꽤 쫄보이고 한없이 약한 인간이었구나 싶어서 나를 다시 들여다보고 달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결론을 얻었다"며 "'옥주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몇 달을 보내며 서서히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최근 다시 받은 검사에서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책감은 여전하고 사고 당시를 설명할 때면 여전히 닭살이 돋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지만, 그때 공연장에서 강렬하게 보내준 마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고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훌륭한 작품을 보러 오셔서 불안, 걱정을 더 많이 느끼고 돌아가시게 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회복하도록 관찰하며 아껴야 한다는 깨달음도 잊지 않겠다"며 "좋은 무대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옥주현은 지난 6월 17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위키드' 공연에서 목 이상 증상으로 주요 넘버를 소화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20년이 넘는 기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옥주현에게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커튼콜에서 옥주현은 관객들에게 죄송하다며 오열했고 뮤지컬 '위키드' 측은 이날 공연을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티켓 비용을 전액 환불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