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첫날 12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2%대 금리로 최대 2억여원의 신용대출을 내놓으면서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대거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출범 첫날 가입자는 120만명을 넘었다. 이는 사전신청자(116만명)를 포함한 것으로, 최근 은행권에서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토스뱅크가 내놓은 파격적인 대출상품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최고한도 2억7000만원에 최저금리 연 2.76%,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1억5000만원 한도로 최저금리 3.26%를 제시했다. 신용대출은 금융당국의 권고로 연소득 이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은행권 기준으로 최고 한도와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은행에서 대출 문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우리·하나·NH농협·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고,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5000만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에 대해 연말까지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대출 한도는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전날 출범식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는 직장인·자영업자, 프라임·중금리 대출 등의 구분 없이 단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을 통해 최적의 대출 금리와 한도를 제공한다"며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폭넓은 고객을 포용하는 정책을 통해 은행의 문턱을 낮췄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출은 대기번호를 받은 순서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범 전날 오후 6시 기준 가입 절차를 완료한 고객은 5300명을 넘었다. 토스뱅크는 이달 한 달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전신청자들에겐 대기번호 순위만 공개되며 토스뱅크를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는 지는 따로 알려지지 않는다.
또 사전신청을 통해 받았던 대기번호 순위도 실시간으로 바뀐다. 친구를 얼마나 많이 초대하느냐에 따라 대기번호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받았던 대기번호 순위가 점차 밀려날 수 있는 구조다. 초대를 계속 해도 등수가 오르지 않는다면 앞사람과 순위 차이가 크거나 이미 앞번호가 토스뱅크 사용을 시작해 더 이상 올릴 수 없는 경우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대출이 필요한 만큼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대출이 급증할 경우 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도 있어서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역시 시중은행으로, 다른 은행들과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적 방향에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이달 내 100만명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홍 대표는 "최대한 빠르게 100만명 모두에게 완전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0월 중으로 10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며, 현재 출시한 상품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