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역사 왜곡 논란 '설강화', 12월 방송 확정

입력 2021-10-05 18:10
수정 2021-10-05 18:11


간첩 미화 등 민주화 역사를 왜곡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는 '설강화'가 12월 방영을 확정 지었다.

5일 JTBC는 새 드라마 '설강화:snowdrop'(이하 '설강화') 첫 방송을 올해 12월로 확정 짓고 남녀 주인공인 정해인과 지수의 모습을 담은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티저 포스터는 기숙사 '오픈 하우스' 파티에서 함께 춤추고 있는 주인공 수호(정해인)와 영로(지수)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SKY캐슬'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재회한 작품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촬영이 진행되기 전부터 남자 주인공이 남파 간첩 설정이라는 점, 주요 캐릭터 중 안기부 요원이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는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설강화'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은 "문주화 운동 북한 개입설에 힘을 싣는 설정"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설강화'를 통해 민주화 운동이 폄훼되고, 간첩·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를 찬양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간첩 설정인 남주인공과 안기부의 미화 서사가 있는지, △안기부 팀장 역을 "원칙적이고 열정적이며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한 점, △여주인공 기숙사에 남주인공을 숨겨주는 내용으로 인해 운동정신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지 등에 대해 제작진의 해명을 촉구했다.

JTBC 사옥 앞에 트럭 시위가 이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 촬영을 중단해 달라'는 청원 글이 게재돼 답변 기준 인원인 20만 명을 넘기기도 했다.

JTBC 측은 앞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닌 억측이며 미완성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며 각종 비난이 이어진 것"이라며 "남파 간첩, 안기부 미화 등은 설강화의 내용과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 만에 폐지된 상황에서 '설강화'에 대한 반감은 줄어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