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車 계약하면 1년 뒤 받는다

입력 2021-10-05 17:38
수정 2021-10-14 19:17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사상 최악의 신차 ‘출고 대란’으로 치닫고 있다. 출고 대기가 최대 1년에 이른다. 생산량이 주문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마저 이달 일부 차값을 최대 100만원 인상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계약 기준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등의 주요 차종별 출고 대기 기간이 최소 4개월에 달한다. 차량용 반도체 1차 공급난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6월보다도 1개월가량 늘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 반도체 공장들을 덮친 탓이다.


출고 적체가 가장 심한 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이달 생산 계획은 2500대에 불과한데 밀려 있는 주문이 4만1300여 대에 달한다. 주문량이 생산량의 16배에 이른다. 이달 계약해도 11개월 뒤인 내년 9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도 9개월 이상 밀려 있다. 정부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 제도를 내년까지 1년 연장했지만, 출고 대기가 길어지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감안해 세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완성차회사는 차값 인상에 나섰다. 쌍용차는 이달 최고 인기 모델인 티볼리 V3와 티볼리 R-플러스 모델 가격을 각각 70만원, 100만원 올렸다. 기본 옵션을 강화했지만 반도체 공급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차량 생산 차질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감산 규모는 1030만 대로 지난해 판매량(7700만 대)의 13.4%에 달한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