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원두 숨은 산지…직접 찾아나선 카페들

입력 2021-10-05 18:28
수정 2021-10-06 03:07

세계 커피시장에는 세 차례의 물결(전환기)이 있었다. 첫 번째 물결은 1940년대 인스턴트 커피의 보급이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값싼 인스턴트 커피의 탄생을 계기로 세계 가정으로 커피 문화가 퍼져나갔다. 두 번째 물결은 1980년대 등장한 스타벅스형 카페의 확산이다. 스타벅스는 집과 사무실 다음으로 머물고 싶은 신유형의 ‘제3의 공간’을 창조해 새로운 흐름을 선도했다. 세 번째 물결은 2000년대 초 시작된 스페셜티 커피.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농장 직거래)’를 통해 커피 산지 보호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으로 80점(100점 만점) 이상을 받은 커피를 말한다. 커피 농장의 씨앗부터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추적 가능하고 이 과정에 농부, 커퍼, 바이어, 로스터, 바리스타 등 전문인력이 개입한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른다.

스페셜티 커피 업체는 대부분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한다. 원두를 직거래하면 가격은 비싸지만 커피 농부, 생산자 등과 생산 방식 및 가공법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어 고품질 커피를 확보할 수 있다. 커피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협업하고, 제값을 주고 구매해 산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전파한 대표적인 카페는 커피리브레, 프릳츠커피컴퍼니, 펠트커피 등이다.

커피리브레와 엘카페, 나무사이로는 한발 더 나아갔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고그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각 카페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음료를 할인해주고, 친환경 소재 종이컵도 도입했다. 나무사이로는 친환경 캡슐 커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이기도 한 아름다운커피는 2006년 국내 최초로 공정무역 원두인 ‘히말라야의 선물’을 도입했다. 2018년엔 르완다 뷔샤자커피협동조합에서 만든 솔브를 출시했다. 선급금 계약 방식 도입 등을 통해 현지 협동조합 농가를 돕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