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전기자동차로 더욱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3년 전보다 6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중국에선 신생 전기차 업체 두 곳과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유럽에서 팔린 자동차 12대 가운데 1대는 배터리·모터만 쓰는 순수 전기차였다. 내연기관 엔진까지 더한 하이브리드차량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3대 중 1대로 높아진다.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18년 19만8000대에서 올해 117만 대로 6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기술 전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지난해 팔린 승용차 중 4%만 전기차였지만 2030년에는 그 비중이 34%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량은 2025년 1070만 대에서 2030년에는 282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는 강화되는 유럽의 배출가스 규정이 꼽힌다. 영국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이미 전기차 비중 60%를 달성한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전기차만 팔도록 했다. 유럽연합(EU)도 2035년께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중국도 전기차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기로 했다. 2035년부터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량만 팔도록 할 방침이다.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신에너지차 비중은 2030년 40%, 2035년 50% 이상으로 목표를 잡았다.
당국의 강력한 전기차 전환 정책으로 중국에선 ‘신세력’으로 불리는 신생 전기차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대표 주자인 웨이라이(NIO)와 샤오펑은 지난달 각각 1만628대와 1만412대를 팔아 처음으로 월간 판매 1만 대를 넘겼다. 샤오펑은 같은 기간 5만6000대를 팔아 작년 전체 판매량(2만7000대)을 넘어섰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ID’ 판매량도 지난달 1만126대로, 4월 중국 출시 이후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연간 400만 대를 판매하는 1위 업체다. 전기차 전환이 늦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ID 브랜드가 자리잡으면서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