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미국·일본·중국 가운데 범죄 피해를 입은 재외국민은 미국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범죄 가해자로 수감된 경우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우리 국민은 일본에서 가장 많았다.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로 받은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미국내 재외국민은 4576명, 일본에선 4504명이 각각 범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본에선 2406명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절도·분실 피해가 3589건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지만, 행방불명 143건, 폭행상해 53건, 강간·강제추행 15건, 살인피해 6건 등의 강력범죄 피해 수치가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각국에서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이뤄지면서 연간 1000명 이상이던 일본내 범죄 피해 재외국민은 279명으로 미국이나 중국보다 크게 감소했다.
다만 태 의원실은 올해 6월말 기준 해외에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재외국민은 일본에 450명으로 가장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 해외 수감자 1156명의 38.9%에 달하는 수치다. 가장 많은 범죄 유형은 마약 범죄(158명)로 세 명 중 한 명 꼴이다.
이 밖에도 살인 47명, 강도 34명, 폭행상해 36명, 절도 96명, 사기 등 30명, 강간 추행 13명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우리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일본에서 가장 많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7년 87명, 2018년 99명, 2019년 78명, 2020년 86명으로 최근 4년간 총 350명의 재외국민이 일본에서 스스로 생을 마쳤다. 4년간 중국에선 82명, 미국은 62명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태영호 의원은 "현재 주일본 대사관은 사건·사고 분야 영사업무뿐 아니라 범죄 피의자의 수감 과정에서 억울한 면은 없을 지 살펴보는 데에도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외국민 보호는 대사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