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고위직에 이른바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인물, 더불어민주당 출신)’ 낙하산 인사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호영 의원(국민의힘)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산하기관 임명직 임원 277명 가운데 29명이 캠코더 인사로 분류됐다. 주 의원측은 “2018년 9월 조사했을 때 확인된 9명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며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가 정권 말기로 오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올 4월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비상임감사로 선임된 최태림 이팔주식회사 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이다. 같은 달 임명된 김영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비상임이사는 노무현 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 등을 지내고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선거 후보 등에 나선 이력이 있다. 같은 시기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이 된 이진용 경희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자문위원을 지냈다. 올 3월 한국연구재단 상임감사가 된 문병주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출신이다.
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 등을 수시로 공표하는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도 있었다. 올 1월 한국나노기술원 비상임이사로 임명된 권순정 전 리얼미터 조사본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한 책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일명 조국 백서)’ 집필진에 참여했다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권 전 본부장은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활동중이다. 같은 날 함께 나노기술원 비상임이사가 된 강석훈 인터비즈투어 총괄본부장은 이재한 전 민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같은 시기 취임한 이원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계간 잡지 당대비평 편집위원,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이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강정구 한국원자력의학원 상임감사는 이번 정부에서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18년 7월부터 현재까지 재직중인 민기영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 등으로 일했다. 2019년 5월 취임해 재직중인 신형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전북 지역 문재인 후보 캠프 정책자문단장을 지냈다. 신 원장을 두고 주 의원측은 “지역 사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공헌한) 킹메이커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했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