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첫 사용 승인 임박 소식이 나오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3상에 진입한 토종 후보군들이 있지만 최종 승인을 받더라도 시장 선점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총 14곳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3상 중인 곳은 대웅제약과 신풍제약이다.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 중이지만 개발이 순항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대웅제약의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은 임상 2상에서 1차 목표(임상적 증상 개선 시간)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피로나리딘, 알테수네이트)도 임상 2상에서 음성 전환 비율이 대조군보다 낮았다.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경증 환자(50대 이상)의 기침 등 증상 개선 시간 단축(대웅제약)과 예후 악화 억제(신풍제약) 등의 측면에서 효과를 확인한 만큼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의 먹는 치료제가 먼저 나오게 되는 상황에서 국산 치료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진원생명과학, 엔지켐생명과학도 경구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임상 2상 단계다.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로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셀트리온에도 몰누피라비르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먹는 약은 부담이다. 입원 환자에게 주로 쓰는 항체치료제 처방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