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메타버스에 투자하려면 CDN 관련 기업 주목해야

입력 2021-10-01 15:12
수정 2021-10-01 15:15
최근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를 꼽으라면 메타버스를 빼놓을 수 없다. 2024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80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성장주를 발굴할 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흔히 메타버스 관련주로 미국의 로블록스(RBLX)나 유니티(U)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좀 더 범위를 넓히면 게임, 플랫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업체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관련된 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먼저 고도의 그래픽과 컴퓨팅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또 최신 성능의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하고 메타버스에서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결제 시스템도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게 되는 분야가 있다. 메타버스를 굴러갈 수 있게 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이 대표적이다.

AR과 VR을 구현하기 위해선 각각 100Mbps(초당 백만비트), 25Mbps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영상 전송속도가 3Mbps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AR과 VR 시장이 커질수록 데이터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데이터양을 감당하기 위해선 데이터 간 교통정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기술력이 CDN이다. CDN은 용량이 큰 이미지, 영상 등 미디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미디어 데이터는 전송이 오래 걸리고 트래픽의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 데이터센터에 임시 서버를 설치해 데이터를 분산시켜야 한다. 이것이 CDN의 원리다.


CDN은 ‘엣지컴퓨팅’이란 개념에 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다. 엣지컴퓨팅은 중앙집중형 방식인 퍼블릭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다. 대형 데이터센터와 이용자 사이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간단한 업무는 소형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중앙집중형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 병목현상, 지연속도, 보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메타버스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대표적 CDN 기업으로는 클라우드플레어(NET), 아카마이테크놀로지(AKAM), 패스틀리(FSLY) 등이 있다. 과거 아카마이테크놀로지가 CDN 대표주자였다면, 클라우드 시대로 바뀌면서 클라우드플레어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로블록스 등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