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오늘부터 대출 중단…5일 나오는 토스뱅크 '줄대기'

입력 2021-10-01 09:10
수정 2021-10-01 09:24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점검 회의에 불러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아예 막는 초강수를 두면서, 이달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가 카카오뱅크 관계자를 불러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다고 지적하면서 관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하자 즉시 후속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는 시중은행(연 최대 5~6%)보다 약간 높은 편으로, 아직 목표치를 넘기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랐고,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율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계부채의 안정화를 위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 신규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한다"며 "연말까지 대출 증가 속도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진행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초에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를 위한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종전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이고, 마이너스 통장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카카오뱅크에 정부발(發) 가계대출 절벽이 드리우면서, 카카오뱅크 이용자 다수가 이달 출범 예정인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규 영업을 시작하는 만큼 가계부채 증가율 총량규제에서 다른 은행 대비 여유로운 측면이 있어서다.

토스뱅크는 오늘 5일 공식 출범한다. 토스뱅크는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오픈할 계획이다. 토스뱅크 사전 예약 고객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90만명을 넘긴 상태다. 시중의 높은 관심만큼 토스가 제시한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와 금리 수준 또한 기대 이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달 말 토스뱅크가 공개한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는 최대 2억7000만원, 금리는 연 2.76~15%다. 대출 최대 한도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금리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7~3.62% 수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95%, 케이뱅크는 연 4.27%로 집계됐다.

토스뱅크가 사전에 내놓은 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일부 고신용자 차주는 최소 연 2.76% 금리으로 2억7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단, 정확한 대출 한도와 금리는 상품이 출시된 이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와 대출 한도 등 조건은 출범일에 명확히 공개될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을 1금융권으로 포용하며 고객에게 가장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차별 없이 제공한다는 토스뱅크의 방향성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