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크게 오른 경기·인천 집값이 다시 서울을 자극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집코노미 박람회 2021’ 부대행사인 ‘집코노미 콘서트’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주택 공급 부족과 대선 이슈 등으로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연에 나선 스타강사들은 실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을 기다리기보단 자금 여력에 맞는 대체 지역을 발굴해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콘서트는 유튜브 채널 ‘집코노미TV’에서 동시 접속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트래픽이 폭증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경기·인천 찍고 다시 강남 주목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버블 초기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수요가 유입되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울 고가시장은 강보합, 서울 중저가와 인천·경기권 시장은 당분간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입주 물량 감소, 전세가격 불안 등 상승 요인이 더 우세하다는 설명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상승폭과 속도가 제한적”이라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상승 기대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 신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금은 경기·인천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다시 서울로 옮겨올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새 아파트 공급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입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외곽이라도 신축이면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밀려난 신혼부부 등의 수요가 경기권 부동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서울, 그중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여 수요가 통제됐던 강남의 가격적 매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문위원도 “강남에서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으로 이어졌던 상승이 다시 강남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눈높이 낮춰 내집 마련 서둘러야”이날 콘서트에선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시장 영향’을 주제로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국장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허윤경 실장의 열띤 토론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공급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3기 신도시 입주 시점에는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토지보상 지연 등으로 공급이 미뤄지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실장은 “사전청약 후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려면 빨라도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전셋값 상승 등 시장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영한 국장은 “3기 신도시는 내년께 보상을 마무리하고 2023년부터 본청약을 예정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주민 반발이 있었던 서울 노원구 태릉CC, 경기 과천 등 도심 공급 역시 주민공람 등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 시기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상우 대표는 “임대차 3법으로 인해 당분간 서울 임대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워 거주 비용이 크게 오를 것”이라며 “동반 투자 등 자금 여력을 합쳐서라도 시장에 빨리 진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유정/신연수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