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치명률이 계절독감을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명률이 점차 낮아지면서 개인 위생수칙 준수만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일 브리핑에서 “지난 5~8월 확진자 11만 명을 분석한 결과, 접종 완료자의 치명률이 0.14%로 계절독감(0.04~0.08%)의 두 배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현재 접종자들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계절독감과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명률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올 1월 1.43%이던 치명률은 8월 0.35%로 떨어졌다. 중증화율도 같은 기간 3.16%에서 2.17%로 낮아졌다.
이날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공개토론회’에서 윤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전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는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어서고 중증환자 수가 300명 미만, 월간 치명률이 0.2% 미만으로 떨어지면 개인 위생수칙 준수 정도로 방역을 완화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동량, 확진자 감소 등의 효과는 별로 없고 소상공인의 피해만 키웠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했다.
다만 백신을 맞지 않은 미접종자가 방역체계 전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날 마감한 미접종자 583만 명의 예방접종 예약 신청 비율은 8.9%에 그쳤다. 약 530만 명이 백신을 맞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여기엔 60세 이상 고령층도 103만 명 포함돼 있어 당국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자칫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크게 늘어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계절독감의 6~7배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당일 접종, 방문 접종 등을 통해 미접종자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특히 고령층 미접종자는 접종 불가 사유 등을 섬세하게 파악해 이를 해소하고, 방문하고 찾아가는 서비스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백신패스(접종 완료자에게만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허용하는 제도)’가 미접종자 차별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하면 미접종자들의 감염을 차단할 것인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이 접종하면 이 같은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백신패스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