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던킨도너츠 공장에서 비위생적 환경을 방치한 채 도넛을 만드는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던킨도너츠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누리꾼들의 분노했다. 이들은 본사는 불시로 매장 점검을 나오면서 점주들에겐 위생점검을 했지만 오히려 본사 공장이 더러웠다고 지적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엔 'SPC 알바생들이 던킨 공장에 더 어이없어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위생점검 엄청 빡빡하기로 유명하다"면서 던킨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는 누리꾼들의 글을 함께 게시했다.
한 누리꾼은 "위생점검 불시에 찾아와서 거의 뭐 다 뒤집어놓듯 매장 털어서 검사하고 진짜 어이없는 걸로 점수 깎았다"면서 "예를 들면 알바생들 모자 뒤에 찍찍이가 조금 더럽다는 거로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만큼 빡세게 잡고 포스기에도 대놓고 이번 달 위생 점수가 적혀 있었다. 5번 이상 점수 잘 안 나오면 불이익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우리 매장 사장님은 격주마다 돈 몇십만 원씩 주면서 제빙기 청소하고 냉동고 서리 직접 한 시간 동안 제거했다. 매시간 온갖 곳을 다 닦고 행주, 소독액도 계속 갈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본사 공장부터 점검하고 그 난리를 치던가. 매번 불시에 들이닥쳐서 그렇게 점주들 쪼아대더니 어이가 없다"며 "우리 사장님 진짜 좋은 분인데 마음 아프다"고 덧붙였다.
던킨도너츠에서 아르바이트한 다른 누리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대부분 "매장은 깨끗했다", "점검을 자주 나왔다" 등이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본사 직원들이 와서 검사하고 그랬는데 공장에서 저랬다니까 더 어이없다", "매장은 항상 깔끔했기에 점주분들이 안타깝다", "위생점검도 자주 나오고, 가맹점이어도 본사에서 관리가 심해서 매장은 진짜 깨끗했다"고 증언했다.
KBS는 전날 경기도 안양에 있는 던킨도너츠 생산 공장에서 반죽에 누런 이물질이 떨어져 있는 등 위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비알코리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전날 오전 불시 현장 점검을 받았다.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는 "위생관리 관련 방송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비알코리아는 해당 영상이 조작됐을 수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비알코리아는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이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장면은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