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2020 두바이 엑스포’가 10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82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개최된 후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첫 엑스포다. 작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이번 엑스포엔 총 191개국이 참가해 각국 문화와 첨단기술 등을 뽐낼 예정이다. 한국관도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 주최로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사상 최대 규모 행사장 조성
두바이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등록엑스포다. 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종합박람회인 등록엑스포와 그사이 열리는 중규모 특화 전문박람회인 인정엑스포로 나뉜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 등 국내에서 열린 두 차례 엑스포는 모두 인정엑스포였다.
코로나19 여파로 2015년 밀라노 엑스포 이후 6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행사를 위해 두바이는 사상 최대 규모인 438만㎡ 행사장을 조성했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1.5배에 달한다. 두바이는 2013년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된 뒤 350억달러(약 41조원)를 들여 도시를 탈바꿈시켰다. 높이 828m, 163층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가 있는 두바이엔 세계 최대 도서관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도서관과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인 아인두바이 등 새 랜드마크가 잇따라 들어섰다. 지하철 노선만 2개가 신설되고, 행사장 인근에 신공항인 알 막툼 공항도 개장했다. 엑스포를 계기로 세계적 관광도시인 두바이를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메카로 키운다는 게 두바이의 구상이다.
두바이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도 완료했다. 인구 1100만 명인 UAE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월 기준 92%를 넘었다.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도 80%를 웃돈다. 관광업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률은 100%다.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번 엑스포에 2500만 명이 방문해 330억달러(약 39조원)의 투자 효과와 3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동성’ 앞세운 한국관
두바이 엑스포 주제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다.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 등 공통 과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이를 구체화한 소주제는 기회(혁신기술 및 아이디어), 이동성(모빌리티), 지속가능성(환경 보존) 등이다. 참가국들은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기술 및 예술적 역량을 집약한 파빌리온(전시관)을 차렸다.
이동성 분야에 참여한 한국은 한국인의 역동성을 주제로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력을 알리는 전시관을 마련했다. 모빌리티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마트 세상, 한국이 선사하는 무한한 세상’을 주제로 정했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4651.4㎡)로 조성된 한국관은 191개 참가국 중 다섯 번째로 크다.
한국관은 외벽을 1597개의 스킨큐브로 채워 주목을 끌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과 대규모 공연장에서 이뤄지는 ‘떼창’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인의 역동성과 흥을 건축으로 구현했다. 지상층에는 ‘마당’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한국의 흥과 멋, 풍류를 표현한 퍼포먼스가 매일 10회 열린다. K팝, 비보잉 등이 결합한 공연이 펼쳐져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3개 층에 걸쳐 구현한 전시는 관람객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AR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은 입장하면서 받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전시장 곳곳을 둘러보게 된다. ‘버티칼 시네마’로 불리는 영상관에서는 거대한 세로 스크린을 통해 현대적인 한국의 모습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한국 관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한국관광공사 부스도 운영한다. 특히 한국문화재재단 부스에선 미디어아트를 통해 한국으로 떠나는 여정을 선사한다.
유정열 KOTRA 사장, 권용우 주UAE 대사를 비롯한 한국 측 인사와 타니 알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특임장관 및 주요 인사 등 70여 명은 1일 열리는 한국관 개관식에 참석한다. 유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