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상승해도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면 기술주 등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주식정보기업인 데이터트랙리서치는 29일(현지시간)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펴냈다. 2011년부터 지난 10년간 20년물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ETF(TLT)의 움직임과 S&P500 대형기술주에 투자하는 ETF(XLK), 그리고 S&P500 지수의 100일 동안의 후행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년물 국채 금리와 미국 대형기술주의 상관관계는 -0.32로 음으로 나왔다. 또 20년물 국채 금리와 S&P500 지수의 관계는 -0.39로 드러났다. 금리가 오르면, 즉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S&P500 지수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이는 '금리 상승은 기술주,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통념과 다른 결과다.
다만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이런 상관관계는 가끔 양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다. 당시 10년물 금리는 2016년 7월 1.5%에서 2017년 3월 2.6%로 단기에 급등했다. 이 기간 금리와 대형기술주와의 상관관계는 +0.3을 나타냈다. 채권값이 급락하자 대형기술주 주가도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도 양의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3월 금리가 폭등할 때 채권 가격과 기술주 주가는 양의 관계를 보였다.
데이터트랙리서치는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때는 기술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상적으로는 둘 간의 상관관계가 밀접하지 않고,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채 금리가 금세 2% 이상으로 곧장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기술주 주가가 연말까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고 결론을 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비슷하다. 골드만삭스는 1965년 이후 주가와 금리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표준편차 내에서 움직이면 1개월 뒤 주가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표준편차의 두 배 이상으로 급하게 움직일 때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마찬가지이다. 금리의 급한 움직임이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