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리플 악재'…증시 충격

입력 2021-09-29 17:12
수정 2021-09-30 00:29
동시다발로 터진 악재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미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1.22% 내린 3060.27에 장을 마쳤다.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6578억원)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중국 전력난의 여파가 국내외 반도체기업 실적을 덮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시총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3%대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한 달 만에 장중 1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1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3% 하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로 휘청거린 것이 악재였다.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3% 급락했다. 지난 3월 18일 이후 여섯 달 만의 최대 낙폭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3.72%), 페이스북(-3.66%), 마이크로소프트(-3.62%) 등 미국 대표 빅테크의 주가가 하루 새 3% 넘게 빠졌다. 이날 한때 연 1.567%까지 올랐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536% 수준에서 마감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 1.29% 수준이던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그간 주춤하던 금리 상승세를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금리 인상과 중국 헝다·전력난 쇼크, 가스값 폭등, 테이퍼링 등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뿐 아니라 미 국채 금리 급등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뭉칫돈이 몰리던 회사채 발행 시장마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188원50전까지 올라 또다시 연 고점을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