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LS일렉트릭 청주공장(사진)을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으로 선정했다. WEF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이 적용된 생산기지 중 다른 기업에 벤치마킹 사례가 될 만한 곳을 골라 등대공장 타이틀을 부여한다. 어두운 바닷길을 밝히는 등대처럼 다른 기업에 제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WEF는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등대공장 연차회의에서 등대공장 선정 결과를 공개했다. WEF는 LS일렉트릭 청주공장과 관련해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등대공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선정된 포스코가 국내 1호 등대공장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연차회의에 참여해 “2015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노력의 성과물이 나왔다”며 “4차 산업혁명 파고를 넘기 위한 LS의 디지털 혁신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로 선정된 등대공장은 총 21곳이다. 아시아에서 13개,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3개, 중동에서 2개의 생산기지가 등대공장으로 뽑혔다. 기업별로는 존슨앤드존슨, 슈나이더 일렉트릭, 폭스콘 등이 등대공장을 배출했다. 이로써 전 세계 90개 기업이 등대공장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전기설비를 주로 생산하는 LS일렉트릭 청주공장은 디지털전환 전도사로 불리는 구 회장의 야심작이다. 2011년부터 200억원을 투입해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100%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AI와 IoT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생산품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은 물론 맞춤형 생산도 가능하다.
생산성도 경쟁업체 공장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공장 구축 후 저압 전력기기 38개 품목의 하루 생산량은 기존 7500대에서 2만 대로 늘었다. 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줄였고, 불량률도 100만 개 중 7개 수준까지 내려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