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던 창고형 할인점(빅마켓)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코스트코를 비롯한 창고형 할인점들이 코로나19 시대에도 약진하자 철수 대신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일반 점포를 빅마켓으로 전환하는 등 창고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 전략을 펼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내년 상반기에 일반 점포인 롯데마트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 창원 중앙점을 빅마켓으로 전환한다고 29일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일반 점포 전환과 신규 출점을 통해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빅마켓 점포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2012년 빅마켓 금천점을 시작으로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지 못했고,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자 점포 확장을 주저했다.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조달 원가가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결국 운영하던 다섯 개 점포 중 세 곳을 폐쇄하고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 점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시장 재도전을 택한 것은 일반 점포보다 성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 쇼핑객들은 코로나19를 맞아 일반 점포보다는 창고형 매장에서 대량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만 12개 점포를 폐쇄하며 오프라인을 축소하던 롯데마트도 점포 폐쇄 대신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재편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우선 창고형 할인점이 하나도 없는 호남권과 창원 지역 등에 빅마켓을 출점하고 2023년부터는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포진한 수도권에 진입해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