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돕다가 옥살이…형 임종도 못봐" 50대男 호소

입력 2021-09-29 16:14
수정 2021-09-29 16:15

50대 남성이 나이트클럽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여성을 돕다가 가해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억울한 감옥살이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저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56세 전직 관광버스 기사라고 밝힌 A 씨는 "2020년 1월 부산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일행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성들을 성추행하는 남성 2명을 목격했다"며 "저는 영업장 관리자에게 이런 상황을 알렸고, 이를 본 남성 2명은 저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2명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 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 1명을 넘어트리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며 "두 달 뒤 경찰에게서 연락이 와 조사에 임했는데, 조사를 마친 뒤 받은 공소장은 성추행을 한 남성 두 명은 피해자가 돼 있었고, 저는 가해자로 둔갑해 있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공소장에는 제가 남성들을 바닥에 눕혀 발로 얼굴과 가슴을 밟았다고 진술돼 있지만, 진단서에는 얼굴은 제외돼 있고 발목 골절 6주가 나와 있다"며 "이렇듯 남성들이 증거로 제출한 진단서에는 허위와 조작이 가득 차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송치돼 구속이 된 저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며 "억울한 감옥살이로 인해 우울증, 조울증, 수면장애, 공황장애, 폐쇄공포증 등 7가지 정신질환이 생겼고 1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복용 중인 약은 무려 7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형의 사망 소식을 듣지 못한 저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형의 임종조차 보지 못해 한이 맺힌다"며 "죽을 만큼 억울하고 화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에 표현된 공소장 조작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