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술핵·핵공유' 주장한 홍준표·윤석열에 "허무맹랑"

입력 2021-09-29 11:19
수정 2021-09-29 11:20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술핵 배치 및 핵 공유 주장을 두고 "허무맹랑하다"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의 나토식 핵 공유나 전술핵 배치 주장이 국가안보를 결딴낼 것"이라며 "안보를 갖고 되지도 않을 칼춤 추다 나라를 망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토식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는 지난 30년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주장"이라며 "공포의 핵 균형은 북한의 논리다. 자신들의 핵을 인정한 상태에서 군축하자는 것으로 이를 주장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한미동맹 그 자체가 핵무기와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들이 견지해온 한미동맹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 전략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길을 일관되게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을 향해서도 전술핵 배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며 한미동맹 강화 주장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이제 전술핵 배치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 깨달으셨느냐"며 "입장을 확실하게 밝혀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처럼 윤 전 총장도 전술핵 배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며 "이번에는 '확장억제'가 필요하다면서 '확장억제가 안 되면 전술핵이나 핵 공유를 하자'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확장억제가 안 되는 상황 자체에서 어떻게 전술핵이나 핵 공유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은)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면서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핵 공유나 전술핵 배치에 현혹되지 말고 쿼드플러스와 파이브 아이즈 참여 등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북한 비핵화의 길을 가려는 저와 함께 해주시라"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지난 28일 MBC '백분토론'에서 주관한 국민의힘 제4차 TV 토론회에서 전술핵과 핵 공유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담판을 통해 핵 균형으로 52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동안 전술핵 배치와 핵 공유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던 윤 전 총장은 이날 "전술핵 배치나 핵 공유는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라면서도 "기존 북핵 확장 억제가 도저히 안될 때 미국과 상의해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게 핵 공유"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