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료시킨 편안한 주행감…기본에 충실한 준중형 SUV

입력 2021-09-28 15:43
수정 2021-09-28 15:46

혼다의 대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적인 SUV로 유명하다. 1995년 처음 출시돼 세계 16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대표적인 패밀리카 중 하나로 통한다.

1997년부터 올해 8월까지 24년간 550만 대 가까이 팔렸다. CR-V의 경쟁모델인 기아의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같은 기간 120만 대가량 판매됐다. 올 1~8월엔 CR-V가 27만여 대, 스포티지가 6만6000여 대 판매됐다.

한국 내 판매량은 스포티지의 압승이다. 올 들어 8월까지 스포티지는 약 1만5000대 팔린 데 비해 CR-V는 1036대에 그쳤다. 국내 도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없는 CR-V에 미국 소비자들이 매료된 까닭은 무엇일까. CR-V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서울 양화대교부터 자유로를 거쳐 일산 킨텍스까지 시승해봤다.

CR-V 하이브리드는 전기차(EV), 이콘(ECON),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V모드로 달리니 시속 40㎞까지 전기차 상태로 주행했다. 연료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콘 모드를 선택하면 고속도로에서는 약간 답답한 느낌도 든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민감하게 움직였다. CR-V를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은 편안함이다.

다른 준중형 SUV와 비교했을 때 뛰어나다 싶은 특징은 없었지만 주행감, 가속력, 편의성 등에서 모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패밀리카로 명성을 지니기 위해 특장점을 갖는 것보다 단점을 없애는 전략을 선택한 듯싶었다. 복합 연비는 L당 15.3㎞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L당 16.7㎞)보다 살짝 모자란 수준이다.

내부 공간이 협소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다는 다소 작은 느낌이었다. 차량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기준 중 하나인 축거(휠베이스)의 차이였다.

CR-V 축거는 2660㎜로 스포티지보다 95㎜ 짧다. 디스플레이가 7인치에 그친다는 점도 실내 공간이 좁아 보이는 원인으로 느껴졌다. 최근 스포티지 등 준중형 SUV에도 12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파노라믹 커브드’로 적용되는 추세다.

실내 디자인도 튀는 구성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게 담백한 느낌을 우선으로 했다. 운전석 옆의 수납 공간도 충분해 많은 인원이 탑승했을 때를 고려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 유지, 충돌감소 브레이크, 오발진 방지 등이 적용된 혼다 센싱은 전 트림(세부 모델)에 적용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