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도 푹 빠진 맛…오레오·소주 이어 '호빵'까지 나온다

입력 2021-09-29 07:46
수정 2021-09-29 08:48

먹거리 업계의 민트초코(민초)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빵 뜬 민초 인기가 스테디셀러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에는 민트초코가 든 호빵을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다. SPC삼립은 겨울철 대표 제품 삼립호빵의 신제품 23종 중 한 축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SNS 상에서 화제가 된 맛을 내놓기로 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맛으로 꼽히는 민트초코는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밈(meme)으로 통하며 확 떴다. 이른바 민트초코를 선호하는 '민초단'이란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유행을 주도했다.


민트초코는 SNS에서 소비자들이 뭉치며 화제가 됐다. 유명인들에게 '민트초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등 일종의 놀이로 자리잡았다. 축구선수 손흥민은 중립이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가수 아이유는 민트초코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소비자 관심과 함께 제과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줄줄이 신제품이 쏟아졌다. SPC그룹이 소속 제과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던킨 등에서 베이커리, 음료, 디저트 등 민트초코 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민트초코가 MZ세대의 랜선 놀이 문화 소재로 큰 인기를 얻어 민트초코 제품 종류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제과 업계에선 롯데제과가 롯데샌드, 아몬드초코볼 등 민트초코 상품을 4종으로 늘렸고, 아이스크림 나뚜루를 통해서도 관련 신제품을 출시했다. 오리온 역시 초코파이·초코송이·다이제씬·다이제볼에 민트를 넣은 여름 한정판 '오리온 민초단' 4종을 지난 7월 내놨다.

'예상외의 조합'이라 할 수 있는 민트초코맛 소주까지 나왔다. 무학은 '좋은데이 민트초코'를 선보여 한 달 만에 100만병 넘게 팔았다.

떡볶이에서 시작한 'K-로제' 인기도 뜨겁다. 토마토 소스와 크림을 섞은 소스가 로제 소스의 기본이지만 최근 국내 식품업계를 강타한 것은 토마토 소스 대신 고추장을 넣은 한국식 로제 소스다. 소비자들은 기존 로제 소스와 구별을 위해 'K-로제'라 부른다.

K-로제는 매운맛을 크림이 덜어주는 게 포인트다. 중독적인 매운 맛으로 유명세를 얻은 삼양식품의 '불닭브랜드'가 줄줄이 신제품을 내놨다. 올해 7월 떡볶이와 납작당면에 이어 이달에는 볶음면을 선보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토마토 대신 고추를 활용한 K-로제 소스가 인기를 끌어 불닭볶음면에 적용했다. 소비층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지, 테이스티나인 등 간편식(HMR) 업계에서도 앞다퉈 로제 메뉴를 내놨다. 컬리에 따르면 마켓컬리에서 올해 1~4월 로제 소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9% 급증했다. 전체 소스류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소스류 평균 판매 증가율(107%)을 끌어올렸다.

외식 업계에서도 로제 메뉴 인기를 누렸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 3월 로제 메뉴의 주문 건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8배 이상 급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로제 소스의 인기에 대해 "지난해까지 인기를 끌었던 마라 소스의 자극적이고 알싸한 맛에서 조금 더 '부드러운 매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