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청약을 진행한 공모기업 네 곳에 총 21조9700억여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와 관련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다. 이들은 공모가를 희망가격보다 높였음에도 일반 청약에서 흥행을 거뒀다.
이날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열처리 설비기업 원준은 13조2526억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전날 증거금은 8300억원이었지만, 마지막 날 약 16배의 투자금이 더 몰렸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반도체 공정가스 공급 및 제어용 부품 전문기업 아스플로에도 6조3935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통합 경쟁률은 아스플로 2818 대 1, 원준 1623 대 1로 집계됐다. 두 기업에 최소 청약수량인 10주만 청약한 투자자는 20%의 확률로 균등배정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청약을 시작한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 씨유테크도 2조600억여원을 모았다. 첫날 통합 경쟁률은 131 대 1이었다. 이 회사는 29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한편 이날 청약을 마감한 하나19호스팩은 2647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통합 경쟁률은 96 대 1이었다. 스팩은 지난달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주가가 부진하자 인기가 꺼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공모주 시장에서 2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기업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원준(1464 대 1), 아스플로(2143 대 1), 씨유테크(1565 대 1) 등이 모두 10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세 곳 모두 희망가격보다 8~14% 공모가를 높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