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의뜰 관계자 "대장동 개발, 이상한 점 한둘 아냐"

입력 2021-09-28 15:50
수정 2021-09-28 17:57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성남의뜰 측에서 “지금 와서 보니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는 증언이 나왔다.

28일 성남의뜰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문제가 있는 줄 처음엔 전혀 몰랐다”며 “이번에 언론보도를 보고 나서야 당시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함께 2015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자산관리 업무를 맡은 화천대유는 성남의뜰 보통주 14.2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사실 사업 초창기에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등 실무진에선 토지 수용,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아파트 분양 등을 두고 걱정이 많았던 걸로 안다”며 “개발사업에는 인허가는 물론 매입과 자금 조달 등 과정에서 적지 않은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결국 ‘기우(杞憂)’에 그쳤다. 그는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각종 ‘특혜 논란’을 들며 “지금 생각하면 애초에 리스크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대장동 토지 매입은 공공의 힘으로 저렴하게 사들이는 수용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허가 또한 사실상 공동 사업자인 성남시가 맡았다. ‘남판교’로 불리는 뛰어난 입지 조건 덕분에 분양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이 지사도 2012년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로 3000억원이 넘는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만배(화천대유 오너)나 유동규(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는 태평한 모습이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화천대유 이 대표는 실권이 없는 ‘바지사장’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4일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이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에 대해 “리스크 감수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성남의뜰 관계자는 “시행사는 그야말로 껍데기인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했고 실제 사업은 화천대유가 주도했다”면서 “화천대유에 SK 측 인사와 영화배우 박중훈 관계사가 투자한 것도, 김만배 외 남욱 변호사가 관여했다는 사실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에 대해선 “이 대표가 (50억원 성과급) 지급을 반대해도 김만배가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권 인사 연루 의혹에 대해선 “수사를 해야 밝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화천대유 관계자는 "이성문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며 "신임 대표에는 심종진 상무가 선임됐다"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