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청약을 시작한 공모 기업 세 곳에 총 1조409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하루 만에 수조원의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유입됐던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다. 최근 상장한 공모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데다 공모가가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원준, 아스플로, 하나19호스팩 등 세 곳의 청약 첫날 총 1조4090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첨단소재 열처리 솔루션 전문 기업 원준에는 8308억원, 반도체 공정가스 공급 및 제어용 부품 전문기업 아스플로에는 5727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첫날 통합 경쟁률은 아스플로(252 대 1), 원준(102 대 1), 하나19호스팩(4 대 1) 등의 순이었다. 아스플로와 원준의 균등배정주식 수는 각각 0.6주, 0.8주로, 청약자들은 균등배정주식을 1주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는 두 기업의 기관 경쟁률이 1000 대 1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날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스플로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당시 2143 대 1의 경쟁률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원준도 기관투자가 경쟁률이 1464 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아스플로는 희망가격 최상단인 2만2000원보다 약 14% 높은 2만5000원, 원준은 8% 비싼 6만5000원에 공모가를 각각 확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탓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하는 대신 눈치싸움을 하는 것 같다”며 “이날 상장한 바이오플러스 주가가 시초가 대비 급락한 것도 공모주 투자 열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