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前 '한류 원조'를 찾아…백제로의 시간여행

입력 2021-09-27 15:39
수정 2021-09-27 15:40

충남 공주시가 올해를 ‘무령왕의 해’로 정했다. 2021년은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백제의 중흥을 이끈 무령왕이 중국에 갱위강국(更爲强國: 백제가 다시 강국이 됐다)을 선포한 서기 521년에서 1500년이 되는 해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은 4600점에 달하고, 이 중 17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시는 ‘무령왕의 해’를 기념해 다음달 3일까지 공주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 일원에서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강국 백제를 조명하는 ‘제67회 백제문화제’를 연다.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대형 이벤트와 먹거리 행사 대신 유튜브를 활용한 라이브 중계로 진행한다. 축제 주무대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미르섬에 마련했다.

올해 행사는 무령왕의 업적과 백제 역사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을 배경으로 뮤지컬 ‘웅진판타지아’를 선보인다. 국악과 멀티미디어를 연계한 K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공산성 달 밝은 밤’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세계유산 공산성과 수려한 금강을 배경으로 한 볼거리는 축제의 백미다. 웅진 천도를 기념하는 475척의 황포돛배와 300여 점의 백제시대 유등은 금강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위용을 자랑한다. 공산성과 행사장을 연결하는 28척의 배다리로 연출되는 백제등불향연과 금강 미르섬에서 연출되는 형형색색의 백제별빛정원도 백제로의 시간 여행을 풍성하게 밝혀준다.

대통령기록관과 협력한 기획전시 ‘동아시아 교류의 중심, 그 찬란한 빛’은 역대 대통령이 해외에서 받은 선물과 백제의 교류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이색 전시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비보이들은 1500년 전 동아시아 교류를 주도하며 한류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백제의 문화 속으로 향한다. 비보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백제와 만나 어떻게 표현될지 살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한류 원조 비보이 경연대회는 다음달 2일 미르섬 주무대에서 열린다.

공산성에서는 무령왕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와 무령왕 동상 건립 민간추진위원회가 뜻을 모아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무령왕 동상을 세웠다. 시는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지역 상권을 돕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행사장 입장료 5000원을 내면 현장에서 2000원 쿠폰을 준다. 이 쿠폰은 공주 시내 모든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정섭 시장은 “백제문화제는 백제문화의 역사성과 가치를 재조명하고 무령왕의 업적을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