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대표적 비(非)통신 사업인 ‘스마트팩토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장 설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효율을 높이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시설이 통신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기존 공장자동화 솔루션에 적용한 와이파이(Wi-Fi)가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 등을 활용해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통신사가 참여하는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매년 1000억~2000억원씩 성장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스마트팩토리 선도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유플러스다. 이달 중순 기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U+스마트팩토리’라는 별도 브랜드로 만들고, 12가지 솔루션으로 새롭게 재편했다. 빅데이터 기반 모터 진단·배전반 진단,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영상보안, 유해물질 실시간 모니터링 등 다양한 솔루션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예컨대 모터 진단을 활용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 내 주요 설비인 모터의 전압·전류를 진단하고 고장 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배전반 진단은 공장, 건물의 배전반 상태를 원격으로 24시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AI 기반 지능형 영상보안은 공장 내 위험 요소들을 자동 감지하는 솔루션이다. 불꽃·연기·스팀부터 설비 이상 온도, 위험구역 접근 여부, 안전모 미착용 여부까지 감지한다. 화공플랜트 등에서 수요가 높은 유해물질 모니터링은 공장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측정해 이동 경로와 확산 범위를 분석, 예측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스마트팩토리를 통해 관련 매출을 5년 내 7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100개 이상 고객사의 150여 곳 사업장에 U+스마트팩토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G 기반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국책사업 스마트산단 분야 사업자로 선정돼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2025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에선 매일 수만 명의 개인 고객에게서 나오는 데이터와 맞먹는 양의 데이터가 발생한다”며 “한 번 솔루션을 공급하면 장기 고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미래 전망이 밝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신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내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빅데이터를 저장할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서다. SK텔레콤·KT도 사업 확대SK텔레콤과 KT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구독형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메타트론 그랜드뷰’를 선보였다. 공장 내 주요 설비에 부착한 센서로 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 시점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월 단위 과금 체계를 통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올해 동양, LS일렉트릭 등과 스마트팩토리 사업 협력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스마트팩토리 전문팀을 신설했고, 최근엔 경남 창원에 스마트팩토리를 시범 구축했다.
KT는 로봇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5G 기반 스마트팩토리용 서비스 로봇을 지난해 선보인 뒤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의 주요 생산관리 시스템을 KT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팩토리 메이커스와 연동했다. KT 관계자는 “중소 제조기업에 산업용 로봇과 주변 장비를 표준화한 로봇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함께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