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통산 3승 모두 '섬'에서 따냈다

입력 2021-09-26 18:02
수정 2021-09-27 01:16

유해란(2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섬에서 열린 대회에서만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도 이어갔다.

유해란은 26일 경기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동타를 친 최혜진(22)과 연장전에 들어갔고 18번홀(파5)에서 열린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억800만원이다.

유해란은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대회 2연패를 기록한 지 1년2개월 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세 번의 우승이 모두 섬에서 나왔다. 유해란의 고향은 전남 영암이라 ‘섬 소녀’는 아니지만 바람에 익숙하다. 유해란은 “공이 묵직하다 보니 (바람이 많은) 섬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며 “매년 1승씩 쌓아온 기록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만 잡아도 우승이 유력했던 유해란은 3온에 간신히 성공한 뒤 파에 그쳤다. 뒤따르던 최혜진이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전이 펼쳐졌다. 18번홀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버디를 적어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뒤이은 2차 연장전에서 유해란은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으로 보냈다. 최혜진은 러프에 걸린 공을 떠냈으나 홀에서 약 2m를 지나 멈춰섰다. 최혜진의 버디 퍼트는 왼쪽으로 빗나갔고, 유해란은 가볍게 버디 퍼트를 밀어 넣어 승부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첫 우승 문턱까지 갔던 최혜진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7번홀(파4)에서 과감히 친 버디 퍼트가 홀을 맞고 나왔고 1차 연장에선 8m 이글 퍼트가 조금 짧았다.

18번홀에서 이글을 잡은 김지영(25)이 12언더파 3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성유진(21)은 11언더파 4위로 대회를 마쳐 첫 우승 신고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10위 안에 들면 박민지(23)를 따돌리고 대상 포인트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장하나(29)는 5언더파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유해란은 같은 조에서 경기한 유명 인사의 스코어를 합산하는 ‘팀 베스트 스코어 방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김지영, 가수 임창정과 한 조로 뛴 유해란은 팀원들과 14언더파를 합작해 우승했다. 각 홀에서 가장 낮은 스코어를 낸 선수의 점수를 기록으로 삼는 베스트 볼 방식에서 유해란·김지영·임창정 조는 13개 홀에서 버디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해 14언더파 58타로 승리했다. 김지영이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임창정은 18홀 내내 ‘파이팅’을 외치면서 유해란과 김지영을 응원했다. 유해란은 임창정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임창정 씨께서 ‘우리 조에서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며 “평소라면 리더보드를 보고 긴장하면서 쳤을 텐데 임창정 씨가 함께해서 스코어 걱정 없이 웃으며 경기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