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감산 '후폭풍'…日 올해 GDP 13조원 감소

입력 2021-09-24 17:26
수정 2021-09-25 00:55
일본 자동차업계가 잇따라 감산에 나서면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1조2000억엔(약 12조8219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자동차업계의 감산 상황을 토대로 올해 일본 실질 GDP가 3000억~6000억엔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24일 발표했다. 자동차 관련 산업의 파급 영향을 감안하면 경제 손실은 최대 1조2000억엔까지 불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일본 GDP(527조엔)의 0.2%에 달하는 금액이다.

올 들어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의 여파로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했다. 이달 들어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6대 자동차업체의 감산 규모는 170만 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7%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말 93만 대였던 감산 규모는 한 달도 안 돼 1.8배 증가했다.

도요타는 부품 부족을 이유로 일본 14개 공장 전체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공장 가동 중단의 여파로 9~10월 생산 대수는 계획보다 76만 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전체 생산 목표도 930만 대에서 9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혼다는 8~9월 일본 생산량을 40% 줄인 데 이어 10월 초순에는 감산 규모를 7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연간 판매목표는 485만 대로, 15만 대 낮췄다. 스즈키와 스바루의 생산량도 각각 288만 대와 99만 대로, 35만 대와 4만 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산업의 감산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일본 자동차업계의 총생산 규모는 18조1000억엔으로 일본 GDP의 3.3%를 차지했다. 제조 업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수출 총액은 16조7000억엔으로 일본 전체 수출의 20.5%를 담당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은 세계 자동차업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컨설팅회사 앨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의 신차 생산 대수가 770만 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은 2100억달러(약 247조원)에 이른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