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文 '종전선언 제안' 부끄러워…北에 한마디도 못 해"

입력 2021-09-24 13:35
수정 2021-09-24 13:36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을 두고 "북한에는 한마디 말도 못하면서 종전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종전 선언이 아니라 남북군사합의부터 전면 재검토하라"라며 "텅 빈 UN 총회장에서 문 대통령의 공허한 외침은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고 적었다.

그는 "국내 정치용 종전선언 제안은 국제적 무관심과 북한의 거절로 '나 홀로 종전선언'이 됐다"면서 "문 정부는 북한과 지난 선언·합의·회담을 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평화라는 달콤한 유혹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북한은 고사포로 대한민국 GP를 조준사격 했고, 미사일 발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합의 위반행위를 수시로 했다"며 "합의를 위반한 북한에 한마디 말도 못하면서 종전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과 군사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훈련도 마음껏 하지 못하고 최전방 감시초소(GP)는 폭파되고 철거됐다"며 "한쪽만 지키는 군사합의는 이미 빈껍데기일 뿐"이라고 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제안하기 전에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재검토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개인 치적 쌓기에 집착하기보다 진정한 항구적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측은 "시기상조"라며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종전을 열백번 선언해도 달라질 건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