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주춧돌인 자동차 업계의 감산이 잇따르면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1조2000억엔(약 12조8219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자동차 업계의 감산상황을 종합할 때 올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조~0.6조엔 감소할 것으로 24일 추산했다. 자동차 관련 산업의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경제손실이 최대 1조2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자동차 부품 조달 차질로 인해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잇따라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6대 자동차 업체들의 감산 규모는 9월들어 170만대로 늘었다. 8월말 93만대에서 1.8배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7%에 달하는 규모다.
도요타는 부품부족으로 일본내 14개 공장 전체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9~10월 생산대수는 당초 계획보다 76만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전체 생산계획도 930만대에서 900만대로 낮췄다.
8~9월 일본내 생산량을 계획보다 40% 줄였던 혼다도 10월 초순에는 감산규모를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세계 판매량 목표 500만대선도 깨지게 됐다. 혼다는 연간 판매목표를 485만대로 15만대 하향 수정했다. 스즈키와 스바루도 생산량을 288만대와 99만대로 35만대와 4만대씩 줄이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자동차산업의 감산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총생산 규모는 18조1000억 엔으로 일본 GDP의 3.3%를 차지한다. 제조 업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수출 총액은 16조7000억 엔으로 일본 전체 수출의 20.5%를 담당한다. 역시 단일 수출 품목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은 세계 자동차 업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컨설팅회사 앨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세계 자동차기업의 신차 생산 대수가 770만 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은 2100억달러(약 247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앨릭스파트너스가 4개월 전인 올 5월 제시한 예상 감소 규모(390만 대·매출 1100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전 세계 신차 생산 대수가 630만~710만 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