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었는데, 대체적으로 완화적인 태도를 견지한 게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다우지수는 전날 대비 1.00% 오른 34,258.32, S&P500지수는 0.95% 상승한 4,395.64, 나스닥지수는 1.02% 뛴 14,896.85로 장을 마쳤습니다.
Fed는 성명서에서 “매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곧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날 테이퍼링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4.33% 하락한 20.87을 기록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주목됐던 9월 FOMC가 마무리 됐는데요. 예상 시나리오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여부와 향후 변수라면?미국 중앙은행(Fed)은 FOMC 정례회의 직후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일단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11월 착수를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FOMC 성명서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중반에 테이퍼링을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나가야 맞출 수 있는 일정입니다. 시장 예상보다 조금 빠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폭 낮췄습니다. 지난 6월 전망에서 올해 7.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에 5.9%로 1.1%포인트나 한꺼번에 조정했습니다.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 전망치는 올해 말 3.7%로, 종전 예상치였던 3.0%보다 크게 높였습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물가가 더 뛰고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본 겁니다.
중요한 건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인데, Fed 내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첫 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6월의 7명보다 두 명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에 나올 경제 전망과 점도표가 더욱 중요하게 됐습니다. ▶파산설에 휩싸인 중국 헝다그룹이 이자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헝다발 리스크가 해소될 것인지도 큰 관심사인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처음 알려졌던 것보다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증시엔 악재로 남아 있습니다. 그룹 부채가 3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많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다른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먼은 자산이 순식간에 휴짓조각으로 바뀔 수 있는 금융 파생상품 위주로 보유했던 반면 헝다그룹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입니다. 그룹 자산은 총 2200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헝다그룹이 어느 정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개발을 마무리지어 빚을 상환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도 부동산을 팔아 채권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에선 정부 통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헝다 그룹이 파산 위기에 처하더라도 다른 부문으로 급속히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헝다 사태는 중국 내 금융계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미국엔 직접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헝다그룹은 23일의 이자 납입일에 일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안 및 달러 채권 중에서 위안화 채권에 대해서만 지급 의사를 보인 겁니다. 만약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못 내면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치긴 하지만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헝다 사태가 적어도 중국 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올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종전 8.3%에서 8.0%, 내년 전망은 6.2%에서 5.3%로 각각 끌어내렸습니다.
결론적으로 헝다 사태는 글로벌 위기를 촉발할 정도로 확대되지 않겠지만 중국 경기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끝으로 투자자들이 알아둘 주요 일정과 이벤트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역시 당분간 헝다그룹 사태를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중국 대형 은행 등으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FOMC는 마무리됐지만 파월 의장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은 24일로 예정된 미국기업연구소(AEI) 행사에서 강연합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도 같은 날 공개 발언합니다. 조지와 메스터 총재는 내년 FOMC 멤버입니다.
다음주 경제 지표 중 관심을 가질 만한 건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입니다.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핵심 지표로 삼기 때문인데요, 7월엔 작년 동기 대비 3.6% 뛰었습니다. 1991년 7월(4.2%)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8월 들어 소비자물가가 완화했지만 소폭에 그쳤기 때문에 PCE 근원 물가 역시 여전히 3%를 상회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PCE 근원 물가 추이>
4월 3.1%
5월 3.4%
6월 3.5%
7월 3.6%
*자료: 미 상무부
델타 변이 확산과 소비 동향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페덱스 등 일부 기업의 실적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선 경기 및 기업 실적이 지난 2분기에 최고점을 찍었고, 이번 분기부터 서서히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발표되는 9월의 소비자신뢰지수,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 ISM 제조업지수 등을 확인하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조재길이었습니다.
<다음주 주요 경제·실적 발표 일정>
27일(월) 내구재 주문(8월, 전달엔 -0.1%)
28일(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9월, 전달엔 113.8) / 상품수지(8월, 전달엔 -864억달러) /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7월, 전달엔 작년 동기 대비 18.6%)
30일(목)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9월, 전달엔 66.8)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실질 국내총생산 수정치(2분기, 예비치는 6.6%)
10월 1일(금) 개인소비지출(PCE, 8월, 전달엔 0.3%) / PCE 근원 가격지수(8월, 전달엔 0.3%) / ISM 제조업지수(9월, 전달엔 59.9%) / 실질 가처분소득(8월, 전달엔 0.7%) / 실질 소비지출(8월, 전달엔 -0.1%)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