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토론회, 윤석열 '공약 표절'·홍준표 '조국수홍' 해명에 '진땀' [종합]

입력 2021-09-23 19:44
수정 2021-09-23 19:45

오늘(23일) 오후 진행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는 '2강 체제'로 불리는 윤석열·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공세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윤석열 후보는 유승민·원희룡 후보 등으로부터 '공약을 표절했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았고, 홍준표 후보는 지난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하태경 후보의 '조국수홍' 관련 비판에 진땀을 뺐다.
"카피닌자 '윤석열'…이재명 만나면 갈기갈기 상처 입을 것"이날 원희룡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향해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카피닌자'라고 하는데 알고 있나"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회생 공약은 제 공약을 고스란히 갖다 쓴 것 같은데 맞냐"고 물었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 선언을 하기 전부터 자영업 및 소상공인 문제에 있어 관심이 많았다"며 "자영업 연구원장도 만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도 많이 했다. 원 후보의 이 정책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원희룡 후보는 "우리는 원팀이기 때문에 여러 후보들의 공약을 갖다 쓰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공약이 나올 때는 그 현실에 대한 매우 심각한 인식과 수많은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해야 하는데 말과 아이디어만 내놓았다가 현실에 부딪히면 힘과 깊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상대방(민주당)은 아마 이재명 후보가 나올 것 같은데, 아마 그 토론의 이빨과 발톱에 갈기갈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인다"고 우려했다.

유승민 후보는 '군 제대 청년 주택청약 가산점 부여' 공약과 관련해 윤 후보가 "표절을 했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군 의무복무를 마친 병사들에게 주택청약 가점을 주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제 공약하고 똑같다"며 "7월 초에 이야기했던 공약하고 숫자까지 토씨 하나까지 다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의 공약이 좋다고 생각하면 베낄 수 있지만 그 공약을 이해는 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공약을 베꼈다고 하는데, 우리 캠프 전문가 그룹이 제대한 청년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해 모은 공약"이라며 "100가지 중 하나인데 공약을 베꼈다고 하는 것은 무리지 않냐"고 했다.

홍준표 후보도 윤석열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언급하면서 "정세균, 이낙연, 유승민 후보들의 공약이 짬뽕돼 있다. 핵 균형 공약도 보니 국익 우선주의라고 이야기했던데 그건 제가 한 이야기"라며 "본인의 생각이 아닌 참모들의 생각으로 공약을 만드니까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후보는 "국익 우선이라는 말에도 특허가 있냐"고 반박했다.
홍준표, '조국수홍' 지적에 또 진땀하태경 후보는 지난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 토론회에서도 홍준표 후보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공약을 언급하며 "조국과 썸타고 있는 게 또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지난 1차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검찰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철회한 것을 두고 "잘했고 다행"이라면서도 "근데 제가 또 살펴보니 조국과 썸타고 있는 게 또 있더라. 지난 8월 14일 공약을 발표했는데, 검수완박 공약을 하지 않았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치검찰 때문에 대한민국이 혼란스럽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충수사만 하자고 했는데, 홍 후보는 보완수사만 허용하자고 했다. 이게 평소 소신이냐"고 덧붙였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선진국 시대에 들어가면 경찰의 국가수사본부를 독립 시켜 한국의 FBI로 만들고 전 수사권을 거기에 주자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태경 후보는 "5년 전 대선 때는 FBI 얘기도 안 했고 검찰 수사권 폐지 이야기도 안 했다. 이번에 왜 굳이 검수완박 공약을 한 것은 계속 조국 지지하는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서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중에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나라가 어디 있냐"며 "'선진국 시대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못하고 있지 않냐"고 몰아세웠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