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위기, 리먼 사태 때와는 다를 것"

입력 2021-09-22 18:06
수정 2021-09-23 00:38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2007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만 추석연휴로 휴장한 국내 증시에 일시적 충격은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이 리먼사태처럼 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 정부의 통제권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과거 금융회사 붕괴와 달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헝다그룹 위기를 촉발한 부동산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축소도 중국 정부가 의도한 것이란 분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내년 동계올림픽 개최와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다”며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금융시장 혼란을 방치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정부가 나서 헝다그룹의 알짜사업을 매각하고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일 급락했던 홍콩 항셍지수는 21일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0.5% 오르며 낙폭을 회복했다. 추석연휴 휴장 이후 22일 개장한 상하이종합지수도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21일(현지시간)에는 나스닥지수가 0.22% 상승했고,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23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도 일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증시가 헝다 사태에 대한 우려를 줄이며 22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휴장했기 때문에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조정분이 완화된 형태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기업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양대 성장엔진’인 중국이 감속하면서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