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내내 최다 확진…'위드코로나' 변수되나

입력 2021-09-22 17:30
수정 2021-09-22 23:50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요일별 최다 기록’을 깼다. 연휴를 맞아 이동량이 늘어난 데다 방역 긴장감도 풀어진 탓이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으로 퍼졌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확진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4차 대유행 장기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수도권 하루평균 확진자 역대 최고”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추석 연휴 귀성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7일 208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금요일 확진자 기준으로 최다 기록이다. 이후 18일(토) 1909명, 19일(일) 1604명, 20일(월) 1729명 등 코로나19 확진자는 나흘 연속 요일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추석 당일인 21일에도 17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통상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줄어들면서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데, 이번 연휴엔 검사 건수가 평일 대비 30%가량 줄었는데도 2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의심신고 검사자 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양성률은 21일 기준 5%대로, 누적 양성률(2.6%)을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추석 이후다. 닷새간의 연휴 기간 전국 이동량이 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주 수도권의 하루평균 확진자는 1400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였던 1268명보다 11% 증가했다”며 “그동안 다소 정체 상태였던 비수도권 방역 상황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8일 기준 인구 이동량은 평균 기준점(지난해 1월 3일~2월 6일)보다 8%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 연휴 기간 수도권 확진자가 지방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 사례가 곳곳에서 나왔다. 강원 원주에선 70~80대 노부부가 수도권에서 방문한 아들·며느리와 접촉한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태백에선 60대가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한 수도권의 30대 아들과 접촉해 확진됐다. 광주에서는 다른 지역 친·인척과 접촉한 일가족 3명 등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에서도 서울, 경기, 전북 등 타 지역 방문·접촉으로 11명이 감염됐다. 돌파감염 비중 2주새 증가확진자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방역당국이 최근 2주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만 18세 이상 2만895명의 예방접종력을 분석한 결과 10.2%(2140명)가 백신을 2차까지 맞은 뒤 항체 형성 기간(14일)이 지난 ‘완전 접종자’였다. 이른바 ‘돌파감염’이다. 돌파감염 비중은 직전 2주(8월 22일~9월 4일·7.6%)에 비해 2.6%포인트 늘었다. 백신을 1차만 맞았거나 2차까지 맞았지만 항체 형성 기간이 지나지 않은 ‘불완전 접종자’ 비중도 28%에서 29.4%로 늘었다. 전체 확진자 10명 중 4명은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았다는 뜻이다.

이번 확산세 차단 여부가 방역당국이 11월부터 시행하려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10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접종을 완료한 뒤 11월부터 점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보다 늘면 방역 완화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분석이 의료계에서 나온다. 전날 기준 1차 접종자는 전 국민의 71.2%인 3654만 명이었다. 접종 완료율은 43.2%(2218만 명)였다.

이선아/정지은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