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생활과 함께 집밥을 해먹는 사람이 늘면서 설거지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같이 늘고 있어서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연간 9만 대에 불과하던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2020년 30만 대까지 늘었고, 올해 45만 대가 팔리면서 최근 3년 새 시장이 5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식기세척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이후다. 이전에는 말라붙은 밥풀 등을 잘 씻어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가전업체들도 수출에 주력했다. 주로 접시를 이용하는 서구식 생활문화에 기능이 최적화돼 있기도 했다.
하지만 업체들의 식기세척 기술력이 좋아지고, 젊은 층과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집밥 요리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로 부엌 리모델링 시장이 커진 데다 살균·소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1위 업체는 SK매직이다. 1993년 시장에 진입한 뒤 점유율 70~80%를 기록하며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2019년께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SK매직의 시장 점유율을 4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LG전자(30%), 삼성전자(20%) 순이다. 나머지 10%를 쿠쿠전자를 비롯한 밀레, 일렉트로룩스, 파세코 등이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SK매직을 따라잡기 위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확대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2019년 7년 만에 스팀 기술을 적용한 디오스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를 새로 출시했다.
최근에는 3인 이하 가구를 위한 소형 식기세척기 시장도 커지고 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 7월 분리형 물통을 적용해 설치가 간편한 3인용 식기세척기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보급률이 15% 수준에 그치는 만큼 여전히 잠재력이 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